이 리스트는 감정은 분명하지만 과장하지 않는 음악들이야. 너무 처지지도 않고, 너무 밝아서 분위기 깨지도 않는, 그 애매하고 완벽한 중간 지점. Doja Cat의 <Agora Hills>처럼 몽롱하게 미끄러지는 무드, Justin Bieber의 <Don't Go>처럼 애틋한데 쿨한 감정. 그 두 결을 기준으로 비슷한 공기를 가진 8곡을 더해 총 10곡으로 완성했어. 곡마다 샤랄라의 감성 한마디를 곁들였으니, 그 말들로 지금의 밤을 감싸보길.
1. Doja Cat - Agora Hills
몽롱한 사운드 안에 도도한 자신감이 묻어나는 곡. 조용한 밤에도 내가 주인공인 듯한 기분을 주지. 도자의 보컬은 귓가에 살짝 닿는 느낌으로 “나한테 이미 반했잖아?” 하고 속삭여.
2. Justin Bieber (feat. Don Toliver) - Don't Go
“가지 마”를 이렇게 세련되게 말할 수 있을까? 감정은 확실하지만 표현은 절제돼 있어. 두 보컬의 온도 차가 이 곡의 묘미야 — 맑고 끈적한, 서로 다른 색이 부드럽게 섞이지.
3. The Weeknd - Out of Time
80년대 시티팝 감성이 스며든 곡. 후회라는 감정이 이렇게 따뜻하게 들릴 수도 있다니. 울지 않아도, 한숨만으로도 충분히 마음이 전해지는 음악.
4. SZA - Snooze
SZA는 사랑을 미화하지 않아. “너는 문제투성이야, 그래도 난 널 사랑해.” 그 말이 이토록 따뜻하게 들리는 이유는 그녀의 진심이 너무 자연스럽기 때문이야.
5. Tyla - Water
바디라인이 리듬처럼 움직이게 만드는 곡. Tyla의 목소리는 장난스럽고, 그 안엔 자신감이 차올라. “내가 예쁜 거 알아” — 그 말이 전혀 오만하게 들리지 않게 하는 힘이 있다.
6. Doja Cat - Streets
이 곡은 조용히 달아오르는 욕망의 감정. 도자의 보컬은 부드럽지만 확신으로 가득 차 있어. “넌 결국 내게 돌아올 거야”라는 자신감이 섹시하게 들릴 수 있음을 증명한다.
7. Don Toliver - After Party
클럽의 열기보단, 파티가 끝나고 남은 여운을 담은 곡. 빛은 희미하고, 공기는 따뜻해. “오늘 밤 아무 일도 없는데 기분은 달콤하게 늘어지는 느낌.”
8. Billie Eilish - Billie Bossa Nova
빌리의 속삭임은 마치 향수처럼 은은하게 남아. 대놓고 유혹하지 않아도, 그 느릿한 템포 안에서 상상력이 더 커진다. “날 봐”가 아니라 “날 상상해봐.”
9. Kali Uchis - telepatía
“멀리 있어도 우린 통할 수 있어.” 공간을 뛰어넘는 감정을 칠(Chill)하게 표현한 트랙. 부드럽고 달콤한 멜로디 속에 묘한 끈적함이 남아.
10. Brent Faiyaz - Dead Man Walking
Brent Faiyaz는 유혹과 자기파괴 사이를 걷는 사람처럼 노래한다. 관계가 건강하지 않아도, 그 안의 솔직함이 매력적인 순간이 있잖아. 이 곡은 그 위험함마저 아름답게 포장한다.
💫 샤랄라의 걷는 음악 플레이리스트
이 플레이리스트는 “주말의 나”를 위한 거야.
좋은 사람, 나쁜 사람, 애매한 관계, 아무도 없는 지금까지 전부 포함해서,
결국 중요한 건 오늘 나는 어떤 무드를 선택할 거냐는 거니까.
볼륨은 적당히, 마음은 조금만 더 느슨하게.
이건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음악이 아니라, 나 자신을 조용히 밝혀주는 조명 같은 곡들이거든.
오늘 밤은 그렇게 충분해.
글쓴이: 샤랄라
음악과 감정의 교차점에서 이야기하는 일상 음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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